나그네의 미국생활/엄마의 무거운 침묵(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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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같은 우리엄마야
온달같은 우리엄마는 반달같은 나를 두고서 저승길이 얼마나 멀어 한번가고 못오시나요 길이 멀어 못오시거든 기차 전차 타고 오세요 물이 깊어 못오시거든 연락선을 타고오세요 산이높아 못오시거든 비행기를 타고오세요 엄마 엄마 우리엄마야 온달 같은 우리 엄마야 반달 같은 내가 있는 집에 오실 시간을 보세요.
2020.07.08 -
어머니를 그리며/신사임당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읆조리는 시로 엄마를 생각하게한다 고향에 어머니 홀로 두고 온 마음이 저리게 전해저 오는 시다 산 첩첩 내고향 여기서 천 리 꿈 속에서도 오로지 고향 생각 뿐 한송정 언덕 위에 외로이 뜬 달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톱에 헤어졌다 꼬이고 고깃 배는 바다위를 오고 가겠지 언제쯤 강릉 길 다시 밟아가 어머니 곁에 안자아 바느질 할 꼬
2020.06.27 -
엄마가 남긴 물건
이모가 전화를 했다 바닷가 펜션을 예약해 두었으니 며칠 쉬고 오라고 하신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나를 배려해 주신 이모 마음이 고마웠다. 펜션에서 홀로 잠을 청하려는 데 전화가 울린다 동생이었다 막냇동생의 가족들과 함께 오겠단다 아이들과 함께 대 식구가 된 우리는 쉬는 것이 아니라 번잡하기만 했다. 3일 밤을 지내고 서울로 출발하기 전 엄마를 찾았다 흙더미 속에 갇힌 엄마는 여전히 침묵의 말씀을 하신다 "잘 가거라" 나 고생할까 봐 그러셨는지,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냥 가 버리신 엄마는 그렇게 나를 밀어내셨다. "엄마 나 여기 다시는 안 올 거야" "흙더미 속에 누워 있는 엄마를 나는 인정 안 할 거야, " 8년을 시설에서 지내신 엄마가 남긴 물건은 입다가 남겨진 옷 가지와 못 다 드신 약들,..
2020.06.24 -
엄마의 유품
엄마는 아버지 옆으로 가셨다. 2주 전에 엄마와 합께 아버지 산소를 방문했을 때 "나 좀 데려가시오" 하시던 말을 듣고 아버지가 데려가셨나 보다. 하관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살던 집으로 갔다. 지금은 오빠가 살고 있지만, 엄마 아빠가 지으시고 애착을 가지고 가꾸셨던 곳 엄마의 손때 묻은 살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 마지막으로 나는 엄마의 67년 인생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그곳을, 엄마의 채취가 있고 손 때 묻은 곳을 돌아보고 싶었다. 이것은 엄마의 67년 인생의 흔적을 내 눈에 담을 마지막 일 것이다. 다행히도 대문이 열여 있어 들어가 본 집은 그야 말고 창고였다. 아버지는 꽃을 좋아하셔서 넓은 터 여기저기에 다양한 꽃들을 가꾸셨다 희귀한 꽃들이 있는 집으로 통할만큼, 꽃들의 정원이었는데 아버지가 가..
2020.06.23 -
몰래 결혼했던 동생의 이혼
엄마 모시는 걸 거절하고 재혼의 길을 택한 여동생은 재혼한 지 4년이 채 되기도 전에 이혼을 했다. 잘 살길 바랬지만 주변의 바람과 달리 끝을 낸 것이다. 첫 단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주변에 오빠들이 둘이나 있지만, 알리지도 않았고, 나에게 역시 알리지 않았었다. 이웃에 사는 막내 남동생만이 결혼식에 참여를 했단다. 첫 결혼을 실패한 동생은 오랫동안 혼자 살았다. 첫 번째 결혼할 당시 상대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10년 위인 나를 뜯을 정도로 자기가 원했던 결혼이었지만 이혼 또한 자기가 스스로 끝을 냈던 것이었다. 현실적으로 약지 못한 동생이 안타깝다 두 번의 결혼 실패의 원인은 돈이었다 동생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동생의 것인 줄 알고 있다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그날로 법원으로 가 이혼 절차를 밟은..
2020.06.23 -
엄마가 돌아가셨단다
내가 탄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랜딩을 했다. 평소 여행 시에는 짐을 많이 들고 다니지 않던 나는 엄마와 생활하려면 필요한, 때 이른 옷 가지를 넣었기에 케리어를 끌게 되었다. 트랙을 빠져나오는데 주위 사람들께 미안할 정도로 핸드폰이 요란하게 신호를 한다. 깨똑 깨 깨 똑 트랙을 빠져나와 한쪽에 서서 확인한 후 나는 순간 정신을 놓은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서울로 가지 말고 여수행 비행기로 바로 이동해서 오라는 메시지였다. 사람이 파리 목숨도 아니고 건강하던 분이 토했다고,, 당이 좀 올라갔다고,, 그렇게 돌아가신 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분명 괸찮아졌다고 했는데,, 정신없이 난리를 치고 개찰구를 빠져나왔지만 여수행 비행기도, 열차도, 공항버스도 다 끈 긴 상태였다, 결국 강남터미널에서 고속으로..
2020.06.21 -
말이 없어도 들리는 소리가 있다
엄마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엄마가 아직 인지도 있고 기동도 할 수 있을 때 마지막 여행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노라 다짐하고 직장에 사표를 냈다 비행기 표를 알아보는 내게 남편이 동행을 하겠단다. 자신의 형제들도 노년기에 있으니 겸사겸사 함께 가겠노란다, 거절할 명분이 없어 함께 갔다 2년 만에 나를 보신 엄마는 별 반응이 없었다 "엄마 나 누군지 알아?" 고개를 끄덕이던 엄마를 향해 다시 물었다. "이리 아니냐 ""그런데 왜 가만히 있어요 반갑지 않아" 별 반응을 하지 않으신다. "엄마 이 사람은 누구야?, ""니 서방 아니냐" 엄마는 달라져 있었다. 급하게 남편을 누나 내로 보내고 엄마와 고향을 향해 여행을 했지만 달라지신 엄마는 별 반응이 없었다. 침..
2020.06.21 -
엄마가 치매
남편과 마주 앉았다. 앞에 흔한 찻잔은 없지만 심도 있게 예기를 나누었다. 엄마가 사시는 동안 나는 한국에 가 있겠다고 말했다. 예상했지만 남편은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나 나는 포기할 수가 없어 나의 요구는 계속되었다. 일찍 히 다짐을 했었다. 만일 엄마가 자주적인 행동에 어려움을 겪든지, "치매"라는 손님이 찾아올 때는 남의 손에 맡기지 않겠다. 는 생각으로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이 그 시기이다, 라는 생각에 남편을 설득했지만 단호했다. 한국에 있는 여동생에게 내 생각을 예기했다. 동생은 화를 냈다 "왜 언니는 거꾸로 살고 있어, 남들은 그런 상태가 되면 시설로 들어가는데, 왜 반대로 해 반대로, " 나만 거꾸로 산단다, 노인성 치매 초기라 아직 이상은 보이 지를 않지만, 내 마음은 급해졌다..
2020.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