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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그리며/신사임당
내가 가장 좋아하고 읆조리는 시로 엄마를 생각하게한다 고향에 어머니 홀로 두고 온 마음이 저리게 전해저 오는 시다 산 첩첩 내고향 여기서 천 리 꿈 속에서도 오로지 고향 생각 뿐 한송정 언덕 위에 외로이 뜬 달 경포대 앞에는 한줄기 바람 갈매기는 모래톱에 헤어졌다 꼬이고 고깃 배는 바다위를 오고 가겠지 언제쯤 강릉 길 다시 밟아가 어머니 곁에 안자아 바느질 할 꼬
2020.06.27 -
텃밭에 피망 열리면
뒤뜰 텃밭에 피망이 열매를 맺혔다 남편이 심어둔 피망이 나도 몰래 열매를 맺고 나를 기다렸는가 보다. 아침이슬 헤치고 찾아간 주인을 보며 빵 굿 웃는 것 같다. 나도 웃었다, 몰래 맺혀있는 피망을 보고 기뻐서 웃고 올해도 열매가 열렸구나 즐거워서 웃고 생명이 살아있었구나 반가워서 웃었다 봐주지도 않던 주인을 이리도 반기니 괜스레 미안해져 온다 올해의 열매는 얼마나 만들어 줄 건지 지난해 거둔 피망을 감당하지 못해 이웃 에게 나눠 줬다. 올해도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만 달려 다오 미국 사람들은 먹는 것 섣불리 남한테 주지도 않지만 받는 것도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이웃은 내가 밭에서 일구는 걸 보았고 나란히 있는 자기네 텃밭도 함께 일구기에 감사히 받기도 하고 또 자주 나눈다. 옆집 젊은 백인 부부는..
2020.06.27 -
한국전쟁 70돌을 맞으며
70번째 6.25를 맞으며 아버지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올해는 "6.25가 발발한 지 , 70돌"이라는 글자에 유난히 가슴이 먹먹해 온다. 우리 곁을 떠나신 지 10년이 넘은 아버지는 6.25 참전 용사셨다. 1950년 21살 청년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결혼한 지 3개월 된 새댁을 남겨두고 군대를 가셨다 아직 서로가 낮 선 신혼부부는 어른들 앞에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해어졌다 했다 그 후 9개월 만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엄청난 부상을 입고 제대를 하셨단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해주시던 말씀으로는 전쟁 중에서 가장 치열했던 순간에 치열했던 장소인 강원도 어느 산속에서 싸우시다 날아든 포탄에 몸이 흩어져 날아갔다. 고 했다 ( 내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백골부대인지 백마부대인지 백마고지라고 들었던 것 같다)..
2020.06.26 -
버려지기 전 상추
남편이 가꾸어 가는 뒷마당에 피어있는 상추가 아까워 모두에게 나눠 드립니다 머지않아 베어 내쳐질 상추가 아직은 누군가에게 필요하다고 말해 주고 싶네요. 아주 짧은 생애를 살고 가게 되었지만 한때는 나에게 기쁨이 되었던 상추, 아직은 쓸만하다 달래며 오늘 아침 밥상에 앉히고 아직은 내가 너를 보고 있노라 말한답니다
2020.06.25 -
버려질 것들
묵은 커튼을 걷어내고 새 커튼을 달았다.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된지 오래지만 그동안 손대기 싫어 미루던 답답한 커튼를 걷어내고 보니 마음도 가볍고 집안 공기도 가벼워 진다. 주부의 손이 떠난 집안은 난장판이였다 작년에 처음으로 시험삼아 담근 장이 너무 맛있어서 올해도 담갔는데 실패 한듯하다. 담가만 두고 관심없이 버려두니,, 장도 주부의 마음을 알았던지 죽어버린다. 올해는 많이도 담았는데, 저걸 어쩌나 아깝다는 생각보다, 장은 함부로하면 안된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행동을 멈추게 한다. 그래도 버려야 겠지, 살아있는것만 사는 세상이니 죽은 장은 버려야 겠다. 오랜만에 둘러본 뒷마당엔 남편이 가꾸어가는 쌍추가 손길을 기다리고 피망이 작은 열매를 맺었다. 가끔 뜯어 먹던 부추도 자라서 손짓을 하는데 먹을 ..
2020.06.25 -
내가 좋아하는 5월의 색
내가 좋아하는 5월의 색은 아니지만 산은 언제나 나를 흥분시키다. 방해꾼 코비드19 때문에 오랜만에 나왔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한발 한발 오르는 다리가 후 들리며 뒤에서 누군가 끌어내리듯 앞으로 올라 가기가 힘이 들어간다 오랜만에 오르는 산은 녹음으로 마음을 편하게 하고 한 발 한 발 딛는 데 드는 힘이 내가 살아 있음을 알게 한다. 가끔 스치는 사람들의 인사도 내가 인간임을 자각시킨다. 평상시 이 코스가 40분이면 오르는 길인데 오늘은 특별히 시간을 더 줘야겠다. 이름 모를 갖가지 잡풀이 나지막이 지면을 덮고 굵은 나무들 잎이 하늘을 덮어 푸르른 자연 녹음 속에서 중간쯤에 내가 떠 있는 느낌이다. 산은 마스크 쓰지 않은 나를 경계하지도 않는다. 대화를 시도하는 나를 피하지도 않는다. 그런 산이 변하지 ..
2020.06.25 -
엄마가 남긴 물건
이모가 전화를 했다 바닷가 펜션을 예약해 두었으니 며칠 쉬고 오라고 하신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나를 배려해 주신 이모 마음이 고마웠다. 펜션에서 홀로 잠을 청하려는 데 전화가 울린다 동생이었다 막냇동생의 가족들과 함께 오겠단다 아이들과 함께 대 식구가 된 우리는 쉬는 것이 아니라 번잡하기만 했다. 3일 밤을 지내고 서울로 출발하기 전 엄마를 찾았다 흙더미 속에 갇힌 엄마는 여전히 침묵의 말씀을 하신다 "잘 가거라" 나 고생할까 봐 그러셨는지, 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냥 가 버리신 엄마는 그렇게 나를 밀어내셨다. "엄마 나 여기 다시는 안 올 거야" "흙더미 속에 누워 있는 엄마를 나는 인정 안 할 거야, " 8년을 시설에서 지내신 엄마가 남긴 물건은 입다가 남겨진 옷 가지와 못 다 드신 약들,..
2020.06.24 -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공항을 가다 보면 종종 혼란을 느낀다 두 갈래로 갈리운 길에서 어디로 가야 하나 결정해야 할 때, 그 끝이 한정된 곳은 돌아 나오던지 한 바퀴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올 수 있지만 끝을 모르는 상태에 놓인 갈래길은 깊은 계산적 생각이 필요하다. 산다는 건 선택인 것 같다 매 순간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그 끝은 천차만별의 결론을 낸다 눈을 뜨고 있으면 보이는 양갈래 길,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혼란의 길에서 고뇌의 길에서,,, 앞으로만 갈 수밖에 없는 외길은 힘든 숙제이고 복종해야 하는 명령이다 선과 옥중에서 의와 불의 중에서 도의와 현실 중에서 진리와 편리 중에서 매 순간의 선택은 영원한 책임을 지운다 나는 선택을 잘했는가? 앞으로 선택할 기회는 얼마나 남았는가.?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며..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