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0. 04:43
10월이 시작되는 날씨는 눈이 부시다.
아직 따가운 햇살에 의해 그늘이 그립지만 맑은 날씨는 기분을 좋게 한다.
서울을 향해 올라오는 길엔 차들이 참 많았다
예전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다녔는데 , 해안 쪽으로 새로운 길이 열려 있었다
낯선 길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임실 치즈공장을 가보려고 길을 잡았으나 엄마가 힘드실 것 같아 다시 길을 돌려
이리로 향하였다
그곳에 시누가 살고 있고 남편이 그 집에 머물고 있다
한국에 온 지 4일 째지만 아직도 시누한테 인사도 못했다
2년 만에 뵙는 엄마의 모습에 충격이 되어 다른 여력이 없었다
시누이한테서 전화가 온다.
엄마와 함께 저녁 먹고 자고 갈 생각하고 오란다.
집에 도착하니 모두가 모여있다
딸 하나만 서울 병원에 근무 중이라 못 오고
멀리 직장에 가 있던 세 아들들도 며느리들까지 다 와 있었다
예전부터 느끼지만 참 다복한 가정의 정석이다
3남 1녀를 두신 시누이는 모두를 출가시켰고 다들 평범하게 잘 살아간다
시누 남편이신 아주버님이 근 20여 년이 넘게 혈액 투석을 하시는 것이 집안에
하나 우환이다
호남평야에 땅이 많은 그 댁은 언제 가도 풍요롭다
그날 저녁 둘째 아들이 예약해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는 길을 나섰다
낯선 곳에서 잠을 잘 수 없는 엄마를 모시고 나는 서울로 향했다
한국에서의 운전은 조심스럽고 복잡한 길을 찾나 다니기가 쉽지 않다
어둡기 전에 톨게이트를 빠져야 해서 서둘렀다
엄마는 조카들이 준 봉투가 궁금했나 보다
차에 둔 봉투에 관심을 보이신다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어 보이던 엄마도 돈에는 관심을 가지신다는 게 신기했다
"엄마 가지셔"라고 하니 좋아하시는 눈치다
그동안에 엄마는 시설에서 머무셨다
아버지가 남겨두신 연금이 충분히 나오지만 시설에 계신 어른께 별로 쓸모가 없다
여동생이 엄마 돈으로 간식과 옷 사 드리고 병원비로 쓰는 게 엄마를 위한 전부다
자식들이 놓고 간 용돈은 고쟁이 속에 넣어 뒀다가
군데 간 둘째 아들 손주 주신단다.
아마 이 돈도 그 아이를 주고 싶으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