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최고의 선물을 받고

2020. 7. 23. 03:11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에어컨실외기

밤새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창문을 열고 온 집 안의 열기를 내쫓으며 한 바탕 복채 없는 푸닥거리를 하고, 

밤중에  정성스러운 공을 들이 듯 찬물을 한 바가지 뒤집어쓰고,

침대가 아닌 바닥에 등을 대니 등이 고여 다시 일어났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야?

이 한더위 비켜서 주면 어디 덧나나?. 한마디 불평에도 듣는 이가 없으니,

온몸으로 반항하듯 몸부림하다가 이른 아침 인터넷 샤핑을 했다

선물에 대한 답을 해야 하지 않은가

지난밤 갑자기 에어컨이 나갔다

남의 편  말로는 낮에도 이상이 있었다는데 

기계치 남의편은 무심히 그냥 넘기며 밤을 맞은 것.

낮부터 아팠던 에어컨이 밤에 일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몇 년 전에도 문제가 있었을 때 고쳐본 경험이 있던 나는 이웃들끼리  함께 모여 있는 사이트를 방문해 

문제의 조언을 구했다 

엄청난 댓글로 조언들과 비즈니스맨들. 수리하는 분들의 전화번호들이 나열된다.

개인적으로 일감을 따는 핸디맨들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나에게 맞춤이 무얼까?

일단 몇몇의 이웃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해보자.

이웃이 조언해 주는 데로 아마존에 AC Capacitor를 주문했다

앞으로 5일 후에 나 온다니 그때까지 선물을 안고 지내야 한다.

하필이면 한참 더운 이때에 불평을 하다가도 기계한테 조금 미안해진다

이런 일이 없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버려뒀다가 

내가 불편하니 이제야 기계를 돌아본다

달래듯  필터를 갈아주고, 다시 한번 기계를 살펴봐 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찬바람은 소식이 없고  fan만 열심히 돌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상시 여유로 선풍기라도 하나 준비해 둘걸,,

물에 젖은 솜뭉치 마냥 처진 몸이  왜 이리  꾸쿰 한지, 움직이기가 싫다.

바라는 건  주문해 둔 파트를 교체하므로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는데 

더큰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된다 

인건비가 비싸므로 진단하러 방문하는 것만으로  $130 이란다

거기다 작은 선이나 파트 하나만  교체해도  바로 몇백 불 지불해야 한다 ,,,

큰 말썽은 없었으나 워낙 오래 썼던지라 전체를 교체해야 하나 은근 걱정도 앞선다

만약에 전체 교체를 해야 한다면 Central system이라 가격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싫다

사람이나 기계나 오래된 것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정기 검진이다

에어컨 역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했는데 어쩌다 보면 그냥 넘기기가 일쑤였다

기계도 old인데 정기검진 못한 지가 쾌 오래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최소 5일을 더위와 함께 동거를 할 것을 생각하니 암담해진다.

부지런하고 준비성 있는 사람은 한여름 나 같은 고생은 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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