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7. 06:13ㆍ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내가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B라는 독일인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4살이 아래인 싱글맘인데 어려서 부모님 따라 독일에서 이민 온 이민 1.5세이다
외국인이라 할 수 없는 전통적인 백인 외모에 아주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유치원과 초중고대를
나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미국인이다.
한때 그런 그녀와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나는 행운으로 생각한다.
친절하고 합리적이면서 조용하고 배려심도 있고 해서 두루 관계를 잘 이어간다.
그녀는 일찍 이혼하고 혼자서 키우고 있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 나이와 비슷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친정언니가 서부 쪽에 산다는 걸 말해줬는데 어디인지 잊어버렸다.
그녀 언니의 사위가 한국인이라서 나에게 더욱 친근감 있게 했는지 모른다.
조카사위의 사진을 가져와 보여주고 또 한복을 입힌 그들의 아이 사진도 가져와 보여주곤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14세 그녀의 작은 아들을 향한 그녀의 행동에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우리가 일하는 직장을 기준으로 서쪽으로 30 분가면 그녀의 집이있고
동쪽으로 50분가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장소에 놀이공원이 있다.
그녀의 14세 작은아들이 여름만 되면 그곳에서 알바를 한다
아직 운전을 할수없는 나이기에 1시간 30분 거리를 아침에 데려다 주고 저녁이면 데리고 오는
생활을 여름 3개월 동안 한다. 매일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운전을 해서,,,
그렇게 하기위해 여름이면 그녀는 3개월의 휴가를 내는데, 한국인인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14세 아들이 알바를 해서 얼마를 벌 것인가, 엄마가 출근해서 받는 돈이 훨씬 더 많지 않은가,,, 나는 우선
계산기부터 두드려졌다.
몇 년을 그렇게 해오던 그녀가 하루는 내게 고민을 말했다
14살 아이가 17살이 되던 어느 때 아이를 낳았다는 것, 아직 고등학교도 마치 지를 않았는데,,,
함께 놀이 공원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2살 위 여자아이와의 사이에 아이가 생겼단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내 아이가 그렇다면 나는 더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담담히 말했다
"너의 인생을 위해 학교는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그리고는 자기들이 알아서 하게 멀리서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 작은아들 커플은 자기들 스스로 아파트를 얻고 살림을 차렸다
물론 둘다 아이를 데리고 고등학교를 다녔다.
아주 시간이 어려울 때는 엄마인 B가 가서 잠깐 봐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아이들이 책임을 지고 키우고 있다고 했었다.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계속해서 번갈아 가면 알바를 했다.
그래도 B는 돕지를 않는다. 혼자 살고 있지만 아들의 커플을 집에 들이지도 않는다
어느 날 B는 나에게 또 고민을 예기하는데 아들의 여자 친구가 이별을 선언하고 집을 나갔단다
그러나 엄마인 B는 끼어들지 않는다.
아들은 굳건히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단다
B는 그냥 지켜보며 아이 보러 오는 아들의 여자 친구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며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한다.
그리고 아이 엄마와도 아이에 대해 예기하며 전혀 감정 없는 상태로 아이의 일상에 대해 편안한 대화를 한다.
그렇게 거의 1년이 지난 후 아이의 엄마는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 B의 아들은 겨울이면 눈을 치워주는 알바를 하고 여름이면 놀이공원에서 알바를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밤늦도록 알바를 한다.
또 분교이지만 유명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들어갔다.
어느 해 겨울 눈이 많이 오는 관계로 눈 치우는 알바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단다
그들은 작지않은 집을 샀다 . 그리고 결혼식을 올렸고 그때 낳은 아들을 데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
물론 바비의 아들은 펜실베이니아 대학 본교로 편입한 후 졸업을 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갔고
며느리 역시 간호대를 졸업하고 지금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어린 손자는 지금 중학교에 다니고 있고 동생을 보았다.
친구 B는 몇 년 전에 퇴직을 했다
서부에 있는 언니가 암 진단을 받았기에 언니와 함께 있으려고 퇴직 후 언니근처로 갔다
가끔 페북을 통해 보고 있지만 행복해 보인다.
이것이 그들의 자녀 기르는 방법이다
내가 상상해 보지못한 방법으로 사회에 책임이 무엇인지 알고 살아갈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한 인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B를 통해 배웠다
수학공식과 영어단어같은 학문이 아니라 그녀의 사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고
나는 생각이 많았었다.
뱃속에서 만드는 것 만큼이나 배밖에서도 일정기간 만들어 줘야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있는 인간을 만드는것 같다
그러나 이미 늦은것
나는 한국인이다 아이들이 다 컸는데도 알바를 못하게 했다."알바 할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을 타라고"
"평생 일하고 살 것인데 무슨 알바까지",,,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식하고 어리숙한 인간이였다.
엄청난 후회를 해 보지만 "때는 늦으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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