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없는 남편이 야속하다

2020. 6. 12. 22:19나그네의 미국생활/엄마의 무거운 침묵

호텔서 보는 배경

 

이번 방문에 남편이 동행을 한 건 목적이 있어서이다

중국 여행이었다.

이 나이가 되어도 철없는 남편은 자기 중심적이다

혼자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남편은

엄마 때문에 방문하는 나를 졸랐다.

늦기 전에 중국을 가보고 싶단다.

내가 엄마와 못다 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데,,,

나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다.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제오늘 일이랴

원래 저런 사람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고 비행기를 예약하고 시간을 만들었었다.

그렇게 엄마를 시설에 두고 우리 부부만 중국으로 갔다

기쁨도, 즐거움도 그 깊은 마음 속에 엄마가 있었다,

엄마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인데,

엄마한테는 이렇게 허비할 시간이 없는데,

엄마한테 다시 오지 못할 시간인데,,,

즐거워하는 남편을 향한 원망과 미움과 함께

엄마에 대한 죄의식이 나를 뒤덮는다.

그 긴 시간을 남의 나라 가서 자리 잡는다고, 

자녀들 길러내야 한다고,

젊음의 패기와 사례깊지 못 한 생각에, 

부모는 언제나 그렇게 변함없이 그 자리에 굳건히 계실 것이란 착각에 의해,,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 드린 후 다짐을 했었다.

엄마는 절대로 그렇게 보낼 수 없다고,

그럼에도 나는 이제야 엄마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찾아왔다.

그것도 자유롭지 못하게 혹을 단 상태로,,

흔히 여행자가 귀국할 때 남겨진 주변 사람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그러나 지금 나는 엄마를 위해 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지금 엄마를 한테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이든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

아무리 비싸더라도 사드리고픈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우리 엄마한테 필요한 것이 떠오르지를 안는다.

엄마가 원할만 한 것이 세상에는 없는 것 같다.

엿을 샀다

이것도 동생은 당 오른다고 난리를 치겠지

돌아와 엄마를 찾으니 

엄마는 언제나 보던 사람처럼 나를 바라보신다.

어디 갔다 그동안 못 왔는지 질문도 없다. 

늘 그랬듯이 출가외인 취급하신다.

오면 반갑고 안 오면 당연한 것 

그런 옛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는 엄마가 안쓰럽다.

막내 동생 가족들이 와서 엄마를 모시고 식당 가서 함께 밥을 먹었다.

얼굴에 웃음이 번지신다

막내의 어린 손주가 이쁘신가 보다

늦둥이 막내가 결혼도 안 한 상태에서 아버지는 가셨다.

눈 감기 전까지 막내를 걱정하시며

내가 할 일을  다 못하고 간다고 애닮파하셨는데 

그 후 막냇동생은 결혼을 하고 2녀 1남을 두었다

그렇게 손주 타령 이시던 엄마는 마지막까지 

아들 손주가 좋으신가 보다.

이런 것이 엄마가 원하시는 삶 아니겠는가

이런 것이 사람 산다고 느끼실 만한 것 아니겠는가

비록 식당에서의 분위기지만 

한 상에 둘러앉아 먹고 마시고 

웃고 울고 하는 이런 것들,

지금 엄마에게 기쁨이 아니겠는가,

이게 집이라면,

엄마가 거쳐하는 HOUSE 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안에서 자유롭게 함게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런 분위기의

HOME이라면,,,

하고 강하고 간절한 갈망이 생긴다.

이것이 부모형제고 엄마의 울타리의 가족이 아니겠는가

어느덧 각자가 흩어져

각자의 생활을 위해

각자의 HOME을 이루고 지키느라

이전에 자신들이 걱정 없고 평화롭게 머물었던 HOME에 대해 소홀했더니

이제 그 근심 걱정이 없이 평화롭기만 했던 HOME의 원천이 마지막을 앞에 두고 계신다.

앙상하게 쓸모없는 뼈대뿐인 HOME이고 이름뿐인 HOME 지만 그 흔적만이라도 오래도록 남아 지켜주시길,,,,

나는 간절함을 넘어 목구멍에 차오르는 고통을 담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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