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시설로 가셨다

2020. 6. 10. 20:03나그네의 미국생활/엄마의 무거운 침묵

고립된 토끼

밤늦은 시간에 서울에 도착했다 

바쁘게 서둘러서 왔지만 

늦은 퇴근시간과 맞물리는 서울 진입은 많이 복잡했다

화장실을 찾으시는 엄마를 달래서 참으시라고 하고 왔건만 

복잡한 차 군중 속에 끼어 버린 것이다.

좁은 도로 폭에 끼어들기도 쉽지 않아 온 몸에  진땀이 났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곳을 잘도 달리는 차들을 보면 모두가 곡애사 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로폭이 좁아서 위압감을 느끼고 가는데 옆 차들은 신호도 없이 앞 머리만

들이대는 듯한 주변차 들 때문에 감히 내 자리조차 지키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래도 감히 나서지못하는 내가 안타까웠던지

친절하게 양보해 주는 분들이 있어 무사히 엄마가 머무시는 시설에 도착했다

시설에서는 저녁 7시까지 입회해야 제공되는 저녁을 먹을 수 있단는데 

우린 시간이  넘어서 도착했다. 하는 수 없이 

엄마가 이른 저녁을 먹었기에 혹시 하는 염려가 되어 밖에 나가 된장찌개를 사서

들고와 드렸더니 또 드시고 계신다.

이럴줄 알았으면 중간에 휴게소라도 들렀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을 했다

엄마는 다시 이렇게 또 창살없는 시설에 갖혀 계실 것이다.

한방을 쓰시는 옆에 할머님이 웃고 계신다

말씀을 못하시며 움직이지를 못하시는 할머니는 

언제나 얼굴에 웃음을 짓고 계신다

다른 자녀들이 있지만 아들 하나만 드나든단다

다들 먹고사느라 힘들어서겠지 라고 생각해야 한다

아들은 날마다 퇴근 후면 찾아와 할머님의 팔다리를 꺾고, 펴고 를 반복하며 온 몸을 주무 린다

누워만 계시는 어른의 몸이 굳어가는 것을 늦추기 위함이겠지.

아들의 저런 수고에도 불구하고 누워만 계시는 어른 몸은 점점 굳어져 가고

아들의 마음만 안타까워 하겠지,,

늙어 간다는 것 

몸이 불편하다는 것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저 할머니도 젊으셨을 때 유명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적인 직업인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회복해 가는 과정에 화장실에서 넘어져 

엉덩이 뼈가 부러진 후 수술을 했지만 거동을 못하시고 누워만 계시니 치매가 왔단다 

산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깊이 생각하게 하는 밤이다

나는 홀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서울에 여동생이 살고 있고 막내 남동생이 살고 이모와,

시댁이 있지만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이기에 불편을 주기 싫어 

게스트 하우스를 빌렸다.

다행히 남편은 따로 이리에 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추수철 이리는 바쁠 것이다

할 줄 모르는 일 들 이지만 도움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보다

대추를 따라고 시켜놓고 들에 갔다 오니 아직도 못 끝냈단다.

나뭇가지를 내려 하나하나 따고 있더란다 

바쁜 시골에서는 그냥 후 드려서 따고 쓸어 담아야 한다는데,,,

시누이는 전화로 남편을 고자질하신다,

삼남매에서 막내였던  남편은

무엇하나 남의 손 안 빌리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사람 

흔한 말로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오늘 하루가 참 길다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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