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있을 수는 없는 것일까?

2020. 6. 12. 01:33나그네의 미국생활/엄마의 무거운 침묵

케나다 록키산 중턱에 있는 이름모를 호수

환자와 노인들이 머무는 양로시설은 정해진 일수 이상 안에 머물러야 한단다

일수가 모자라면 국가 보조금 받는데 문제가 있다고 한다 

장시일 외출을 하려면 퇴소를 했다가 다시 입소하기를 권한다

그러나 다시 입소를 하려면 엄마가 거주하던 방을 보장을 못하고 

입소 역시 장담이 어렵단다

이해는 하지만 특수한 여건에 따라 융통성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멀리서 엄마 보러 왔지만 둘만이 시간을 갖고 싶을 땐 대책이 없다

엄마를 모시고 제주도로 가서 함께 못다 한 추억을 만들고

못다 한 예기를 나누고 그동안 못다 한 정을 나누려고 계획했지만 

엄마의 건강이 감당이 어려워 포기했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라도 내가 밥을 해서 드리고 한 밥상에서 먹고

반찬 올려드려 가며 맛있다고 

또 맛없다고 하고,,,

짜다 싱겁다, 하는 밥상머리 일상을 갖고 싶었던 나는 너무 아쉬운 점이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는 대로 나는 엄마의 시설로 갔다

엄마는 피곤하지도 않으신지 일어나 TV를 보고 계신다

아침밥이 나오니 함께 먹자고 내 앞에 밥을 덜어 주신다

옆 할머니는 직원이 와서 밥을 떠 넣어 주신다.

오늘은 외출 금지란다 

외출 일수를 넘긴 탓에 

또 연속적 여행은 엄마 건강상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직원 중 간호조무사가 와서 엄마의 약을 챙긴다 

미국서 보내준 영양제들이 아직도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니 

그동안 드시질 못 하셨던 거 같다 

미국서 출발하기 전 동생이 약 사 오지 말라고 

많이 있다고 하더니만 

그동안 챙겨 드시질 못하셨나 보다

아침식사 후 간식이 나온다 

요그르트와 비스킷 종류다 

내가 오래 머물고 있는 게 직원들 한테 부담이 되나 보다

동생이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한다.

엄마를 두고  잠시 나와서 오랫동안 못 만나던 친구를 만났다

학교 다닐 때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이 외국에 많이 나가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고향을 지키고 있다.

우리는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고,

사소한 잡담들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친구는 얼마 전에 병원 실수로 큰 언니를 잃었다 

통화할 때 많이 울고 힘들어했는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아무렇지 않은 마음으로 언니 얘기를 하고 

아들 얘기를 하고,

친구는 뱃속에 아이를 담아 보지 못했다 

그런 친구를 하나님을 어여삐 보셨던지 

멋진 아들을 주셨다 

어릴 적부터 키워 온 아들은 참 바르게 커 나간다

곧 군대 간단다 

보내준 사진 속 친구 모자는 친구사이 같다 

꽃미남으로 자란 아이는 심성도 고와 보인다

인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인가 보다.

친구와 헤어진 나는 오는 길에 계란빵을 두 개 샀다 

그리고 마실수 있는 콩 우유도 샀다 

두 종류 모두 설탕이 많이 들어간 것이라 걱정이 되지만 

좀 색 다른 걸 드려 보고 싶었다

아들이 오면 드리겠지 싶어 옆 할머니 테이블에 하나를 얹어놓고

다른 하나를 하나를 손에 쥐어 드렸더니 엄마는 게눈 감추듯 하신다.

시간 맞추서 영양가 맞춘 식사가 절대 필요하지만 

때로는 옛 추억과 입맛을 느끼고 싶은 생각은 왜 없겠는가 

건강 생각하기보다 우선 입맛에 당기는 것들이 더 필요할 때도 있지 않겠는가

엄마가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니 우리 모녀가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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