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피망 열리면

2020. 6. 27. 01:07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텃밭에 열려있는 피망

뒤뜰 텃밭에 피망이 열매를 맺혔다

남편이 심어둔 피망이 나도 몰래 열매를 맺고 나를 기다렸는가 보다.

아침이슬 헤치고 찾아간  주인을 보며 빵 굿 웃는 것 같다.

나도 웃었다,

몰래 맺혀있는 피망을 보고 기뻐서 웃고

올해도 열매가 열렸구나 즐거워서 웃고

생명이 살아있었구나 반가워서 웃었다

봐주지도 않던 주인을 이리도 반기니 괜스레 미안해져 온다

올해의 열매는 얼마나 만들어 줄 건지

지난해 거둔 피망을 감당하지 못해 이웃 에게 나눠 줬다.

올해도 함께 나눌 수 있을 만큼만 달려 다오

미국 사람들은 먹는 것 섣불리 남한테 주지도 않지만 받는 것도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이웃은 내가 밭에서 일구는 걸 보았고 나란히 있는 자기네 텃밭도 함께 일구기에

감사히 받기도 하고  또 자주 나눈다.

옆집 젊은 백인 부부는 보통 미국 젊은 부부와 같이 성실하다.

남편이  IBM에서 일하고 부인은 집에서 살림만 한다.

가끔은 친정 부모 형제들이 모여 파티를 즐긴다.

여름이면 집 뒤 야드에 텐트를 쳐 두고 아이들과 함께

휏불을 켜 두고 야영하듯 즐긴다.

작은 남자아이는 아빠와 공놀이를 즐기면서 야구공이 자주 우리 집 펜스를 넘는다

잔디를 깎을 때면 펜스를 넘어 우리 집 안쪽까지 깎는 배려와 예의를 갖춘다

"나도 배우며 실천하며 살아야지."

그 젊은 부부의 두 자녀들은 엄마 아빠를 닮아서 어린아이들 임에도  늘씬하게 키가 아주 크다

우리보다 늦게 이 곳으로 이사를 온 그들은 이 곳에 와서 둘째를 낳았다.

그 아이가 지금 키가 큰 어른 중학생이 되었다.

세월이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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