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3. 23:01ㆍ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참으로 오랜만에 청춘 때 듣던 음악을 듣고 나니 멎었던 심장이 다시 살아나 듯 떨려온다
그동안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음악들이 이 시간 나를 깨운다
음악이 있었었군아,
맞아 음악이란 것이 있었어,
한때는 겉 멋에 취해 바인더와 책 몇 권 가슴에 안고 찾아다니던 음악들인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느끼지 못하던 사이에 내 삶 속에서 떠나 버렸구나,
목숨만큼이나 사랑했던 그것들이,
영원히 떨어질 수 없었던 그것들이
나의 Soul 까지도 점유했던 그것들이
목숨 팔아 음악 사겠노라 했던 그것들이
우리가 떨어질 수 있을 거라 상상 못 할 그것들이
나를 떠났었구나
그런 음악이 있었다는 것조차도, 생각하지 못하고
내가 겉 멋이나마 음악을 찾아다녔던 적이 있었다는 것조차도
내 청춘과 함께 잃어 버렸었구나.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지도 못하고 살았구나
이 시간 나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삼킨다
그러나 목구멍이 아려와 삼켜지지가 않을 만큼 쏟아지는 눈물은 무엇인가
가난하고 배고픈 학생 시절에 그리운 친구들과 함께 찾아다니던 음악 찻집들
젊은 멋에 취해 쏘 다니던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대학로를 헤매 다니며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 지하 소극장을 드나들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한 끼 밥을 굶고 찻집에 앉아서 신청곡을 쑤셔 넣고 낄낄 거리던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조용히 눈을 감고 노래를 들으며 노래 속 주인공이 되어 취해 살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음악을 찾아, 디제이를 찾아 남이섬에 작은 찻집을 찾아다니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젊음의 겉 멋을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했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는데
이 시간 흐르는 눈물이 멈출 줄을 모른다.
쉰 머리 내려앉아 내 머리를 감싸고 덮을 때에,
고갯길 넘어 돌아가고 있는 이때,
타인에 의해 돌아보게 되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나의 소중 했던 것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청춘뿐이 아니였구나.
아름답고 빛이 났던 나의 검고 길었던 머리카락과 함께
사랑하는 친구들을 잃어버렸고,
나의 소중했던 음악들을 잃어버렸고,
다시 만들 수 없는 나의 전부인 추억들을 잃어버렸었구나.
몸서리치게 그리운 그때 그 친구들아 지금 다들 어디들 있니
80년대 함께 대학로를 쏘다니고 신촌을 쏘다니던 친구들아
촌스런 차림으로 작은 소극장에서 기죽어 했던 친구들아
싼 분식집 찾아서 종암동 뒷골목을 함께 헤맸던 친구들아
도봉산에 올라 야호를 외쳤던 친구들아
우리 서로 주머니 털어 가위바위보 해가며 게임을 즐겼던 친구들아
우리 다 함께 그때로 돌아가자.
배가 고파도 좋았고,
돈이 없어도 걱정이 없던 때
그 암울했던 사회속에서도 함께 있어 행복했던 그때.
우리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는 잊히지 않을 추억을 새롭게 만들어 가자
멍하게 아려오는 가슴이 너희들을 간절히 찾는단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많지 않지만 다시 시작해 보자
그때 만들어질 지워지지 않을 추억을 안고 우리 모두의 마지막 길,
사랑했고 그리운 친구가 갔던 그 길을 행복하게 웃으면서 갈 수 있게,,,
'나그네의 미국생활 > 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혀진 동생에게 미안함이다 (0) | 2020.07.09 |
---|---|
빗속 산길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되새긴다 (2) | 2020.07.07 |
떠나는 친구를 보고있는 내가 싫다 (10) | 2020.07.03 |
창문 밖 자유 찾아 감옥 탈출 시도 (4) | 2020.07.01 |
감옥에서의 3개월 탈출구는? (0) | 2020.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