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외면하고 남자를선택한 동생

2020. 6. 17. 21:56나그네의 미국생활/엄마의 무거운 침묵

꽃꽃이

 

미국에 도착하신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영양식이었다 

그동안 심각하게 부실했던 식사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출근해야 했던 나는 새벽이면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준비 해 두고 갔다.

퇴근 후엔 목욕을 시켰고 또 식사를 준비했다 

엄마를 두고 출근하는 데도  마음이 편했던 건 동생이 함께 있으니 가능했다.

준비 해 둔 식사는 다 잘하신다.

한 가지는 식사 시간이다 

정신없이 들이붓듯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 

보는 이가 숨이 차다 

땀을 흘리며 급하게, 씹지도 않고 삼키시는 걸 보면서 

그동안 어떤 식사를 해 오셨는지를 알 수 있었다.

천천히 드시라고 하지만 

숨차고 급하게 드시는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엄마의 수저를 붙잡고 천천히 드시라고 말씀드리면 

알았다고 하시지만 다시금 수저가 바빠지신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다

오빠와 올케였다. 그동안 오빠가 엄마한테 어떻게 했는지를 이미 봤던 경험이 있는 나는 

왜 그걸 이제야 생각이 났는지 가슴을 치게 된다.

올케는 하루종일 잔소리를 하는 성격이다, 

단 1분이 입술이 붙어있지를 못하는사람이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온 종일 잔소리를 하는 성격탓에 오빠와도 트러블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올케를 보면 사람은 태어난 환경과 성장과정이 그 사람의 인격을 만든 다는 걸 확신한다.

직장에 휴가를 냈다

동생이 왔으니 어디든지 나가고 싶어서였다.

워싱턴에서 백악관 주변을 돌며 구경을 시키고 와서 

짐을 꾸렸다 

나이아가라 통해 캐나다로 돌아서 천섬 등을 돌았는데 

엄마는 너무 좋아하신다, 이미 잊고 계시던 노래까지 부르신다.

여전히 아버지를 생각하시며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하신다. 

내 컴퓨터에 넣어두었던 아버지의 동영상을 보신 엄마는 사진만 여기 와 있다고 눈물을 보이신다.

동생은 한국으로 돌아가겠단다

혼자 살고 있는 상태이니 

여기서 엄마 모시고 같이 살자고 제안했다 

내가 학교를 보내 줄 테니 영어 배우고 못 갔던 대학을 여기서 다니라고 제안을 했으나 

이미 마음이 떠난 그녀는 싫다고 한다.

한국에 남자가 있다는 걸 감지했다.

나는 한국에 작은 아파트를 두고 왔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기반이 될 것이다 싶어 두고 온 것

혼자 사는 동생이 안쓰러워 그 집에 살게 했다.

혼자 편하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남자가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미덥지 못한 동생을 볼 때면 언제나 사기꾼이 꼬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싶어, 생각이 깊어진다.

동생을 워싱턴 공항으로 데려다줄 때 엄마와 함께 같다

동생이 출구로 나가고 나서 엄마는 울기 시작한다.

저것이 나를 이 먼 곳에다가  버리고 저만 떠난단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엄마와 나는 울었다 

엄마는 혼자 떨어진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하셨고 그런 엄마가 안타까워 나 또한 함께 울었다

" 엄마 나와 조금만 같이 있으면 내가 다시 한국으로 보내 줄게요, 조금만 나와 함께 살아, "

엄마는 울고 또 우신다

그 마음에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신 것 아니겠는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지 못함에,,

자식들에 의해 원치 않은 삶을 사는 것에,

그리고 자신이 언제, 왜 이렇게 됐나를 생각하며 우시는 것 같았다.

엄마도 울고 싶을 때 우시는 것 도 좋겠다 싶어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것 외엔 도와 드릴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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