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의 특별 보너스는 늙은 일꾼도 춤추게 한다

2022. 12. 23. 12:08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눈 오는날 차안에서 한 컷

 

아침부터 잔뜩 흐린 날씨는 끝내 못 참고 억수 같은 눈을 뿌립니다. 

 

외근이 있는 날이라 서둘러 출근을 하려는데

간간히 흩날리는 눈은 고속도로를 접어들 때 앞을 막으며 발길을 잡습니다. 

 

도로의 차들이 속도를 줄이고 비상등을 켜며 거북이걸음을 하는데

자동차 불빛에 비치는 눈송이들은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다행이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도로에 차들이 생각보다 덜 막혀서 시간 내에 직장에 도착하였고

따끈하게 끓인 오트밀 죽 한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깨우고 나니 밖에는 이미 하얀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파란 잔디도 하연 눈속에 숨어버렸고 

앙상한 가지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얹혀 있으며

사철 푸른 측백나무도 짖눌리는 눈에 가지가 휘었습니다. 

 

두텁게 내리는 눈이 가시거리를 터무니없이 줄이고 보니

외근이 있어 나가야 하는 일이 심란하게만 느껴집니다.

 

한 짐 눈을 이고있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두고 앞유리와 옆문 주위만 눈을 털어내고 나가는데

도로는 여전히 거북이 걸음입니다.

그 속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기어가는데  

세상의 모든 눈송이들이 내 눈 속으로 달려드는 것 만 같습니다.

 

 

출 퇴근길에 운전이 아니면 다른 대체 방법이 없는 지역인지라

해마다 겨울이면 출 퇴근 길, 이동에 불편을 주는 눈이 달갑지는  않지만

오늘처럼 하얀 이불이 되어 온 세상을 덮어버리는 눈은 내 허물까지도 덮어 버리는 것 같아 나쁘지가 않습니다.  

 

올 크리스마스는 주일인지라 다음날인 월요일이 대체 공휴일로 쉽니다 

내일 금요일은 half day 라고 하여  주지사가 준 특별 보너스로 반나절만 일 하고 퇴근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점점 괴팍을 떨며 눈이 슬러시 죽으로 변했고 밤새 그치지 않는다는 기상예보는 또 다른 보너스를 줍니다.

 

퇴근시간에 날아든 이메일에는, 내일 금요일 주정부 모든 건물을 닫는다는 소식입니다.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 외에는 모두에게 특별 보너스가 연장되어 

온종일 하루가 특별 보너스가 되었습니다.

 

더분에 기분좋은 퇴근길이 되어 흥이 납니다. 

남의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짜릿한 재미랍니다. 

 

내일은 공짜의 시간이 생겼으니 성탄절 맞이 음식을 해야 겠습니다. 

치즈케이크와 바나나케이크를 만들고 

애플파이와 쿠키를 만들고 

설맞이 위한 식혜와 만두를 빚어야 겠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름다움 보다는 편리함을 더 선호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눈이 그 첫번째로, 겨울이 되면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됩니다. 

그러나 불편함과 아름다움은 공존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오늘 같이 두텁게 소복히 내리는 새하얀 보석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단어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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