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리는 오후 퇴근길 대란

2022. 11. 16. 20:06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눈에 덮인 나무들과 숲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혼자서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수 이정석 님의 " 첫눈이 온다구요"  라는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됩니다.

눈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예전에 듣었던 노래를  때만 되면 불러내는 뇌 가 참 신기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아침을 맞고 출근길 두꺼운 외투를 꺼내 입었습니다.

온종일 화가 잔뜩 난 것처럼 찡그린 날씨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퇴근길에 맞춰 엄청난 선물을 합니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얼음 알갱이로 변하더니 젖은 바닥을 미끄러운 모래 카펫처럼 만들었습니다.

 

 

조심스레 차를 몰고 퇴근을 하는데 얼음 알갱이는 슬러쉬 죽이 되어 차 앞유리를 덮어버립니다

이것을 첫 눈이라고 해야 하나 싶을 만큼 반죽된 얼음 슬러쉬가 내리며 온 하늘이 어두움으로 깔리더니 전조등을 켜게 만듭니다.

 

갑자기 퍼 붓는 얼음 슬러쉬로  뒤집어쓴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온 거리가 주차장이 되었답니다. 

 

 

 

겨울이 찾아오면서 아주 요란스런 신고식으로 시작을 합니다 

설마 내일 아침 출근길이 빙판으로 변하지는 않겠지,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만듭니다.

제가 거주하는 미 북동부지역은 주로 2월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아직은 11월인데  이런 이변은 처음 겪는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평안할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가 끝나면 또 하나의 걱정과 일거리가 생기고, 감당하며 무사히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3일 연휴때 멀리 필라 한인 마트를 가서 겨울나기 장을 봐 왔습니다. 

배추를 두 박스를 사다 김장을 했고 봄에 뜯어 놓은 쑥을 섞어 쌀 가루를 빻아 왔습니다. 

토종 한국인이라, 오랫동안 이국생활을 해도 입맛에는 변화가 없어 김치와 떡을 놓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인지 모를 흔적없는 일거리 들로 여름과 가을이 지나고 

길어지는 겨울밤, 조용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 싶었는데 겨울의 상징인 얼음 죽이 내리는 것을 보니 그 생각이 망각에서 생긴 착각임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날입니다.. 

 

눈이 많은 지역인지라 겨울이 다가오면 필수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눈이 오면 치우기 좋게 주변을 정리를 해야 합니다.

타운쉽에서 공지된 낙엽 담아가는 날에 맞춰 뒷 뜰에 나 뒹구는 낙엽을 길가로 불어 내야 합니다. 

봄부터 눈과 마음을 아름답게 했던 꽃나무나 각종 일 년 초의 흔적들을 정리해서 묶어 내야 합니다.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쥐가 서식 할만한 곳을 미리 찾아 없애야 합니다. 

 

눈이 오면 뿌려야 하는 염화칼슘을 사둬야 하고, 눈을 치울 눈삽이 성한 지 점검해야 하고, 눈을 불어내는 기계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을 해야 합니다.

 

 

해마다 추수감사절 연휴때면 겨울나기 준비를 하는 시기로 잡았는데 올해는 때 이른 얼음 슬러쉬가 내리며 마음을 바쁘게 합니다. 

끊임없는 일의 연속이 인생인가 싶을 만큼 행복한 일은 아니지만 

좀 더 안전한 생활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이기에  오늘도 씩씩하게 겨울나기 준비를 설계해 봅니다.

 

부디 올 겨울도 지난해처럼 눈이 적게 내리기를 빌어보게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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