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3. 18:15ㆍ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제가 살고 있는 북미중의 동북부 지역은 요즘 한창 꽃들의 천지입니다. 벚꽂과 덕 우드 수선화와 히아시스 등 이름 모를 꽃들이 온 사방을 덮고 있어, 각종 꽂들의 색상이 주는 화려함이 기분을 up 시키는 날들입니다.
이른 아침 남편이 나가면서 "오늘은 추우니 옷을 잘 입고 가는것이 좋아" 하고 나보다 한시간 앞서 출근합니다. 얼마나 추우랴 싶은 마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출근을 하면서 가벼운 재킷 하나를 여분으로 들고 출근을 했습니다. 자세히 보기 ☞ 미국 초기 정착기 중에 은행 계좌 열기 에피소드
4월 22일 목요일입니다. 업무로 인해 외근이 있어 아침 9시 20분쯤 나가려는데 정신없는 날씨가 뻘 똥을 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종종 4월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지만 오늘이 그날이였는지 함박눈이 내립니다. 자세히 보기 ☞ 미국에서 좌충우돌하며 운전면허 시험보기
물론 힘빠진 눈이랍니다. 소담스럽게 내리지만 흩날리는 눈이고 땅에 떨어지지만 쌓이지를 못하고 이내 녹아버리는 눈이지만 그 기세는 여전히 남았는지 운전 중 앞 유리를 한겨울 폭설 못지않게 때립니다. 자세히 보기 ☞ 미국에서 퇴직후 살아갈 방법을 생각 해 본다.
4월의 봄은 오만가지 꽃들로 화려한 계절입니다. 꽂샘추위라고 하더니만 사랑받는 꽃들을 향해 시샘이 났던지 모퉁이 돌아갔던 추위가 다시 되돌아와 찬서리 확 뿌리며 나도 있었노라고 새삼 인지 시키는 듯합니다. 이것이 올해 마지막 눈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을 달래 봅니다
" 떠나기 아쉽겠지만 잘가라. 그리고 몇 달 후 늦은 겨울에 다시 만나자. 그때는 부디 코로나 보내버리고 너와 나 단 둘이서 만나자. 그리고 마음껏 껴안고 즐겨보자꾸나". 쎗똥빠진 눈이 새삼 늙은 뇨자도 심쿵하게 합니다.
생명이 있든 생명이 없든 이별은 웬지 쓸쓸해집니다. 긴 겨울 동안 나를 귀찮게 했던 눈도 돌아서서 가면 또 볼 수 있으려나 마음 한켠에서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내년에 보는 눈은 전혀 다른 눈이겠지요.
봄부터 초 겨울까지, 만 가지 꽃들을 피워 지구에 수를 놓는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평만 받아오던 겨울 추위가 밀려나면서 한마디 던지는 것 같습니다. 추위도, 매섭게 내리던 눈도 지구를 위해, 그리고 인간을 위해 나름의 할 일을 했노라고,,, 힘 빠진 모습으로 마지막 악을 쓰듯 휘몰아치는 눈발이 사회에서 밀려가는 내모습 같아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눈을 향해 수고했다고 그리고 고맙다는 말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깜깜한 밤에도 하얗게 밝혔던 눈
온갖 더러움에도 스스로 백색을 입엇던 눈
누가 뭐라해도 동토를 덮어 주던 눈
춥다고
길다고
귀찮다고 밀쳐내지만 말고 칭찬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너 때문에 마음이 깨끗해졌고
너 때문에 동화나라를 보았고
너 때문에 화로 앞의 따스함을 느꼈다.
첫눈의 설래임을 잊지 않겠노라고
꽂만 이쁜 것이 아니라 눈도 너무 이뻤노라고
그리고 그동안 사계절의 한 면을 담당해 열 일 다 해 준 추운 겨울에 감사하며
늙은 뇨자도 함박눈을 보며 새삼 심쿵하는 마음에 쎗똥빠진 노래를 볼러 봅니다.
첫 눈이 온다구요 가사입니다.
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때 옛말은 아득하게
지워지고 없겠지요
함박눈이 온다고요
뚜렷했었던 발자욱도
모두 지워져 없잖아요
눈사람도 눈덩이도
아스라히 사라진 기억들
너무도 그리워 너무도 그리워
옛날 옛날 포근한 추억이
고드름 녹이듯 눈시울 적시네
슬퍼하지 말아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
문을 열고 내다 보네
아스라이 사라진 기억들
너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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