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4. 19:06ㆍ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2월 13일 화요일, 미 동부는 전날 밤에 내리던 비가 눈이 되면서 때 늦은 폭설로 아침 출근길 도로가 마비되었습니다.
밤사이 내린 눈을 눈차가 미처 치우기 전이기에 학교와 관공서가 문이 닫았고 일반 회사들은 2.3시간씩 출근시간을 늦췄습니다.
때 늦은 눈이지만 눈부시개 아름다운 아침 광경을 보며 공짜로 주어진 시간이 아까워 가족들이 먹을 빵과 쿠키를 만들었고
내친김에 한국식 호떡을 만들었습니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호떡인지라 모두가 즐거워하며 먹는 것을 보니 주부로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지난가을 산에서 직접 수집해서 준비해 둔 도토리가루로 묵을 쑤었으며 김치를 담그고 남겨둔 배추로 겉절이를 했습니다.
주부가 출근하지 않고 전업주부로 집에 있다면 가족들의 먹거리가 이렇듯 풍성하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퇴직할 시간이 머지 않았기에 그때를 기다려 보지만
그때는 아이들도 제짝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있어 오늘의 이 순간은 참으로 귀하게 느껴집니다.
[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 미국의 독립 기념일의 하루는 이렇게 이루어 집니다.
내일은 언제나 처럼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해야 합니다.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 와 있는 아이들의 아침도 점심식사도 챙겨주지 못할 것이며 퇴근 후 저녁준비는 대충 해서 먹을 것입니다.
쫓기듯 돌아가는 일상이 "행운이다" 싶다가도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분은 언제나 아쉬움과 함께 죄인이 됩니다.
퇴직이 가까워지는 나이인지라 하루에 두 가지 일을 하기가 버겁습니다.
그때가 그리워 집니다.
퇴근 후 밤을 주우러 가도 피곤할 줄 몰랐고 퇴근 후 운동을 위해 공원을 걸었으며 산행을 해도 지치지 않았던 그때가,,,
퇴근 후 텃밭을 가꾸며 넓은 마당 잔디를 깎아도 힘든 줄 몰랐으며 활기차던 그때가 많이 그리워집니다.
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이대로 퇴행해 가는 것이 두려워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봄에 새로 돋아 나는 새싹들처럼 지치지 않는 새로운 힘으로 다시 종종 거리는 걸음을 걸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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