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겪었던 학교 폭력에 대응했던 경험

2023. 2. 21. 19:45나그네의 미국생활/일상 생활속에 이모저모

근절되어야 할 학교 폭력과  따돌림

 

 

 

어린 사내아이들 둘을 데리고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아이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되레 한국어를 잊어버릴 것에 대해 걱정을 했으며 그 걱정도 지금 생각하면 부질없는 것이었다고 싶습니다. 

타 문화권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어떻게 정착하며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길이 많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은근한 걱정을 하며 남편의 직장에서 30분 거리에 주거지를 정하고 아파트를 얻었고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3년과 5년에 등록을 시켰습니다.   

 

한인들이 많지 않은 지역이기도 하지만, 성격적으로도 남의 도움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처음 정착해 가는데 언어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 사전과 서류철을 들고 차가 없어 걸어다니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등록시켰고 은행 계좌를 열었으며  운전면허 시험을 치르고 면허증을 받았습니다.  미국 초기 정착기 중에 아이들 학교 등록시키기

 

 

멍이 든 아이의 손톱

 

시간이 가면서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하나하나 처리되어 갈무렵,  아이들이 미국 학교에 처음으로 등교한 지 한, 두 달 지났을 때  집에 앉아 있는 작은 아이의 손톱이 새까맣게 멍이 들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아이를 붙들고 물었습니다. 

"너 손톱이 왜 이러냐" 고,,, 아이의 대답은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하는 것이였습니다.

걱정스러워 계속된 질문에 아이가 울먹이며 대답을 합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던 또래 아이들 중 한 명이 스쿨버스 안에서 괴롭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버스 안에서 앞 의자 등받이에 손을 놓고 있을 때 그 아이가 볼펜으로 우리 아이 손톱을 찍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이에게 그만큼 관심을 두지 못했구나" 하는 죄책감이 들었고, 아이에게 미안함과 안쓰러움에 가슴이 미어져 왔습니다. 

띵한 머리와 막혀버릴 것 같은 답답한 가슴,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위로하고 안아 줄까 순간 급하게 회전하는 머릿속,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조심스레 아이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 왜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니?" 

아이의 대답은 " 자존심이 상하잖아요" 

그 말을 듣고 할 말을 잊었었습니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 그 패거리 아이들 중에 가장 크고 힘세게 생긴 아이를 딱 한 대만 때려라" 

아이왈 " 그래도 돼요?"

" 그럼 너의 잘 못이 아니고 그 아이 가 먼저 너에게 해롭게 했으니 한 번은 그렇게 해도 돼, 문제가 생기면 엄마가 책임을 질게"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파트 관리실의 호출

 

며칠이 지났을 때 아파트 단지에 난리가 났습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들이 학교에 항의를 했고, 아파트 관리실에 항의를 한 것이었습니다.

관리실에서 호출이 왔습니다.

영어가 안 되는 상태라 출석하던 교회 목사님을 연결시켜 주었고 목사님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별 일이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붙잡고 물었습니다. 

" 어떻게 했어?"

아이의 대답은 " 그중에 가장 힘센 아이의 머리를 주먹으로 힘껏 내리쳤다"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번질지 걱정이 되지만 일단 어린 아들에게 " 잘 했다" 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자존심을 세운 것 같아 일단 마음이 좋았고 아이도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었어?"  하는 기분인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어린아이들은 겁이 많습니다. 저 보다 힘이 세다고 생각이 들면 전혀 덤비지를 못하며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합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어가 안 되는 유색인이라 처음에 간 보기로 시비를 걸어 봤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애기 같이 생긴 우리 아이의 손에 한 대 맞고 보니 쉬운 놈이 아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학교 폭력을 대하는 학교의 대처

 

내일이면 학교에서 호출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다음날이 되어도 조용히 넘어 갔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왔고 얼굴빛을 살피니 별일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작은 아이를 붙잡고 학교에서 별 일이 없었는지 물었더니 

우리 작은 아이를 괴롭히던 아이들 모두 교장실에 불려 갔고,  거기서 버스 안에 있던 CC 카메라를 본 후

교장선생님으로 부터 괴롭히던 아이들 모두에게  한 달간 "학교버스 금지"라는 벌이 내려졌고

그 아이들 부모 역시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습니다.

 

 

모여드는 아이들

 

애기 같이 생긴 우리 아이가 보기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는지 이 사건 이후,  아파트 단지 내 아이들이 우리 집 앞에 모여들었고 우리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 했으며 우리 아이를 따라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 때부터 자기에게 해코지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결단코 해롭게 하지 않던 아이지만 자기를 괴롭히고 해꼬지 하는 아이에게는 자기가 못 이겨도 끝까지 보답을 했던 아이의 성격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을 봅니다. 

 

엄마로서 어린것들을 낯선 곳으로 데려와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되면 어쩌나 하고 노심초사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결론 

미국은 사회가 기본적으로 기독교의 선한 사마리아 정신이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돕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길을 내미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일부 청소년들이 괜한 객기에 사회가 지향하는 반대로 하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인 뉴스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은 불법적인 일이 생겼을 때,  힘의 논리나 돈의 논리가 아닌 철저한 원칙과 법의 논리에 의해 조정되며 피해자를 철저히 보호하고 우선시한다는 것은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더 글로리"와 같은 일이 아름다운 이 땅에 존재하지 못하게 모든 인류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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